청년의 불안은 비교에서 온다 – SNS 세대의 심리적 빈곤에 대하여
청년의 불안은 비교에서 온다 – SNS 세대의 심리적 빈곤에 대하여
서두: ‘왜 나만 이런 걸까?’라는 질문의 근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인스타그램을 켭니다. 누군가는 유럽 여행 중이고, 또 누군가는 외제차를 타고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그 와중에 나는 자취방 책상 앞에 앉아 구직 사이트를 뒤적입니다. ‘왜 나는 이렇게 뒤처진 것 같지?’라는 감정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현실입니다. 청년의 불안은 ‘비교’에서 오고, 그 비교는 ‘SNS’에서 촉발됩니다.
오늘은 청년 세대의 불안과 심리적 빈곤, 그리고 SNS를 통해 더 심화되는 사회적 비교의 문제를 중심으로, 청년 불평등, 다차원적 빈곤, 정책 대응 방안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청년세대 불평등: 공정보다 불확실에 가까운 현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점점 더 ‘공정’이라는 단어에 무감각해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체감하는 사회는 더 이상 결과의 평등도, 기회의 평등도 보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3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대 응답자의 72.1%가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곧 사회 구조적인 ‘상승 사다리’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특히 학력·소득·지역에 따른 불평등은 SNS 속 비교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서울 강남에 사는 누군가의 ‘일상’이 지방 청년의 ‘로망’이 되고, 명문대 출신의 커리어가 고졸 취업준비생에게는 현실과 괴리된 박탈감으로 작용합니다.
SNS를 통한 사회적 관계 형성과 청소년의 삶의 만족
SNS는 삶을 공유하는 공간일까요, 비교하는 무대일까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삶의 만족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10~20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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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연속: ‘나보다 잘난 사람들’의 사진과 글이 끝없이 이어지는 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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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소비 압박: 명품, 카페, 여행 인증이 곧 자존감의 척도가 되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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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얕음: 팔로우 수는 많지만, 진짜 대화할 사람은 없는 아이러니.
이러한 현상은 특히 심리적 빈곤(Psychological Poverty)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즉, 경제적으로는 충분하더라도 상대적 박탈감이나 외로움, 자기 효능감 부족 등으로 인해 주관적인 빈곤을 경험하는 것을 말합니다.
청년빈곤의 다차원적 특성 분석과 정책 대응 방안
전통적인 통계에서는 월소득 기준으로만 빈곤을 측정했지만, 청년 세대에게는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청년 빈곤은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교육·사회적 관계 등 여러 차원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다차원 빈곤의 대표적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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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빈곤: 2022년 기준 1인 청년가구 중 약 37%가 지하방,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에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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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빈곤: 친구, 가족과의 단절, 정서적 지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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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빈곤: 취업, 정책, 경제적 기회에 대한 정보 접근의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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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불안: 고용 불안정, 결혼·출산 기피 등으로 삶의 계획 자체가 어려운 현실.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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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성 지원에서 구조적 개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청년수당 지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직업 훈련과 멘토링, 사회적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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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 정책 확대: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처럼 주거 안정이 심리적 안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요합니다.
청년의 빈곤 실태: 숫자로 보는 우울한 진실
통계청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중 비경제활동인구는 약 150만 명으로, 이 중 상당수가 ‘구직단념자’ 또는 ‘니트족’으로 분류됩니다. 또한, 청년 1인가구의 절반 이상이 ‘상대적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경제활동을 할 기회도 없고, 그마저도 포기한 상태에서 SNS는 더욱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매체가 됩니다.
사례: ‘자기계발’이라는 또 다른 압박
25세 취업준비생 민지(가명)는 하루에 3개의 자격증 강의를 듣고, 틈틈이 영어회화도 연습합니다. 하지만 SNS에 들어가면 또 다른 불안이 몰려옵니다.
“같은 나이에 직장 다니고 연애도 하고 여행 가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뭐 하나 이룬 게 없는 것 같아요.”
이처럼 청년들은 ‘자기계발’마저 비교의 수단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자존감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경쟁이 내면화된 구조적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경쟁이 아닌 연결이 필요하다
‘비교는 불행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SNS 시대의 청년들은 이 말의 실체를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를 잃어가고, 비교 속에서 ‘가치’를 평가받는 구조는 건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책적으로는 다차원 빈곤 해소를 위한 통합적 대응이 필요하며, 사회적으로는 비교가 아닌 ‘연결’과 ‘지지’의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 요약 카드: 청년 세대의 심리적 빈곤과 SNS 비교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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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불안의 핵심은 '비교', 특히 SNS에서 심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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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거·관계 등 다차원적 빈곤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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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연결의 도구가 아닌 비교의 창구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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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단발성 지원이 아닌 구조적 연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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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보다 ‘연결’과 ‘공감’이 회복의 키
혹시 여러분은 오늘도 SNS 속 누군가의 삶과 비교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이나 경험을 나눠주세요. 함께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은 조금 줄어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