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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속 나와 현실의 나 – SNS는 나를 분열시키는가?

정바구니 2025. 5. 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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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속 나와 현실의 나 – SNS는 나를 분열시키는가?

1. SNS는 거울이 아니라 무대다 – 나를 연출하는 SNS

SNS, 특히 인스타그램은 일상을 기록하는 도구이자, 동시에 '이상적인 나'를 연출하는 무대입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필터를 고르고, 글을 다듬는 그 순간부터 이미 '현실의 나'는 SNS 속 '디지털 자아'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나를 나타내는 SNS’는 사실, ‘나를 가장 예쁘게 보이게 하는 SNS’에 가깝습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SNS 사용자 중 68.5%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게시물을 꾸민다”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내가 나를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올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누군가의 ‘좋아요’와 ‘댓글’을 기대하며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는 거죠.

2. ‘내가 생각한 인스타 감성과 현실’의 괴리

인스타에는 독특한 감성이 존재합니다. 부드러운 색감, 자연광이 비치는 창가, 커피잔 옆에 올려진 책 한 권.
‘나른한 인스타 감성’은 일상과 예술의 중간 어디쯤을 연출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실제 아침 풍경은 머리 헝클어지고 바쁜 출근 준비로 정신없지만, 인스타 속 나의 아침은 여유롭고 따뜻합니다.
그 감성은 현실이 아닌 ‘의도된 장면’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이처럼 인스타 속 감성은 현실을 포장하는 필터처럼 작용하면서, ‘진짜 나’와 ‘보여지는 나’ 사이의 간극을 키워갑니다.

3. 인스타 속눈썹과 나의 눈썹 – 디테일의 환상

요즘 인스타에서 자주 보이는 요소 중 하나는 ‘속눈썹’입니다. 자연스럽게 퍼지는 눈썹, 정돈된 눈썹 라인은 그 자체로 인스타 감성의 완성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속눈썹조차도 대부분 ‘앱’으로 만든 결과물입니다.
뷰티 필터 하나면 속눈썹 길이, 컬, 굵기까지 조정 가능합니다.
사실상 ‘내 얼굴 위에 디지털 메이크업’을 한 셈이죠.

우리는 이것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비교합니다.
“왜 나는 저렇게 안 될까?”라는 자책이 시작되면, 현실의 나는 점점 위축되고,
인스타 속의 나는 점점 더 거짓과 이상 속으로 멀어집니다.

4. 인스타 감성이 주는 ‘나른함’의 아이러니

‘나른한 인스타 감성’은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무언의 비교와 피로를 유발합니다.

예쁜 노을, 무심한 듯 배치된 카페 테이블, 느긋한 산책.
이 모든 것이 현실에서는 “시간적 여유, 경제력, 장소성”이라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즉, 감성 하나조차 비용이 든다는 말입니다.

반면, 우리는 이러한 게시물들을 보며 "나는 왜 이렇게 바쁘고 지쳐 있지?"라고 생각하게 되죠.
‘감성 피로’는 이렇게 시작되고, SNS는 더 이상 나를 즐겁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무언의 경쟁장이 되어버립니다.

5. ‘내가 보는 나’ vs. ‘남이 보는 나’ – 인스타는 누구의 시선인가?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인스타 속 나는 내가 아닌, ‘남이 보길 원하는 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것은 심리학적으로도 ‘디지털 정체성 분리(Digital Identity Dissociation)’ 현상으로 설명됩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SNS 사용자 중 72% 이상이 “온라인 자아와 오프라인 자아의 괴리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자존감 저하, 우울감 증가, 자기비판 성향 강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내가 보는 나는 거울 속의 민낯이고, 남이 보는 나는 필터를 입은 인스타입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혼란을 느끼고, 진짜 내가 무엇인지 모호해집니다.

6. SNS는 나를 분열시키는가?

질문을 다시 돌아보면, 이 글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SNS는 나를 분열시키는가?”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입니다.
중요한 건 ‘SNS를 사용하는 목적’과 ‘자기 인식’에 있습니다.

✔ SNS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일 때는 건강한 도구가 됩니다.
그러나
✔ SNS가 타인의 시선을 위한 무대가 될 때는, 자기분열의 시작점이 됩니다.

우리는 인스타 속의 나른함, 속눈썹, 감성, 모든 것들이 연출된 장면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마치 영화 한 장면을 현실로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진 한 장은 현실을 담을 수 없고, 진짜 나를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7.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내가 SNS에 무얼 올리는지를 인식하자
    : ‘보여주기 위한 나’인지, ‘기억하고 싶은 나’인지 스스로 묻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비교보다 기록에 초점을 두자
    : 타인의 게시물에 휘둘리지 말고, 내 일상을 내 방식대로 기록하세요.

  • 필터 없는 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 오히려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이 더 진짜이고, 공감받을 수 있습니다.

  • SNS 사용시간 조절하기
    : 하루에 30분 이하로 줄이면 우울감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Journal of Social and Clinical Psychology, 2018)


마무리하며

인스타그램은 분명 매력적인 플랫폼입니다.
예쁜 순간을 남기고, 영감을 얻고, 친구와 소통할 수 있죠.
하지만 그곳에 있는 '나'는 진짜 나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닙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좋아요’ 수가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진짜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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