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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새로운 통제인가 – 디지털 권력과 무형의 감시

myinfo5886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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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새로운 통제인가 – 디지털 권력과 무형의 감시


서론: ‘좋아요’라는 손끝의 권력

오늘날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무심코 ‘좋아요’를 누릅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 등 모든 SNS 플랫폼에서 ‘좋아요’는 소통의 시작점이자 끝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좋아요’는 단순한 감정 표현에 그칠까요? 아니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감시되고 통제받는 구조의 일부일까요?

이 글에서는 ‘좋아요’라는 디지털 행위가 어떻게 현대 사회의 통제 메커니즘이 되었는지를 분석합니다. 특히 4통조형 이론, 통제 사회, 개인 감시, 그리고 존속의 권리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무형의 권력 구조를 조명해보겠습니다.


통제의 새로운 형태: ‘좋아요’가 권력이 되는 순간

‘좋아요’는 그 자체로는 무해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단순한 클릭이 축적되면 알고리즘의 판단 근거가 되고, 디지털 평판의 기준이 되며, 결국 사회적 위계를 형성하는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말한 ‘통제 사회’(Society of Control) 개념과도 연결됩니다.

들뢰즈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감옥이나 공장처럼 물리적 공간에서의 규율이 아니라, 네트워크와 데이터로 구성된 보이지 않는 감시와 통제가 일어나는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좋아요’는 이런 통제의 도구 중 하나입니다. 특정 콘텐츠가 많은 ‘좋아요’를 받으면 더 많은 노출이 되고, 적게 받으면 사라집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타인의 기준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자발적으로 조절하게 됩니다.

마치 파놉티콘(Panopticon)처럼, 누가 보는지도 모르지만 항상 ‘보여지는 것’에 스스로를 맞추는 것입니다.


4통조형 이론과 정치적 메시지

‘좋아요’는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서, 4통조형 메시지 구조로 기능합니다. 4통조형이란 다음 네 가지를 통해 메시지를 구성하는 구조입니다:

  1. 통보: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함

  2. 통합: 대상의 감정을 포섭함

  3. 통제: 행동이나 의견을 유도함

  4. 조작: 인지적 판단에 영향을 줌

SNS에서 ‘좋아요’는 이 4가지 작용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적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면 이는 지지의 표시가 되고, 그 수치 자체가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칩니다. 이는 ‘대중의 선택’이라는 이름 아래, 특정 정치적 메시지를 정당화하거나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2022년 프랑스 대선 당시,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콘텐츠는 극우 성향의 르펜(Marine Le Pen) 관련 게시물이었습니다. 알고리즘은 이를 긍정적 신호로 판단해 더 많은 사용자에게 노출시켰고, 이는 여론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감시와 통제: 무형의 디지털 권력

디지털 공간에서 우리는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그 결과로 감시당합니다. 특히 구글, 메타, 틱톡과 같은 플랫폼은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심층 분석합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 추천 알고리즘, 콘텐츠 순위 조정 등이 이뤄지며, 이는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카렌 호(Karen Ho)는 《실리콘밸리의 속사정》에서 “플랫폼은 사용자의 감정을 실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사용자에게 되돌린다”고 말합니다. 즉, 데이터 기반의 감시 체계는 사용자의 자유를 보장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보이지 않는 통제의 구조입니다.


‘존속의 권리’와 배제의 기준

‘고통을 느끼는 모든 존재가 존속할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이 문장은 다소 충격적일 수 있지만, 오늘날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합니다. ‘좋아요’가 적거나, 특정 알고리즘에 의해 배제된 콘텐츠는 존재 자체가 삭제된 것처럼 취급받습니다.

온라인 존재감(online presence)이 곧 사회적 존재의 조건이 된 지금, 우리가 무엇에 반응하고, 어떤 콘텐츠를 ‘좋아요’하는지가 타인의 존속 여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디지털 공간에서조차 ‘보여지는 자만이 존재할 권리를 갖는다’는 무서운 현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사례: 틱톡 알고리즘과 청소년 심리

틱톡(TikTok)은 사용자에게 초단위로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 사용자 중 64%가 자신이 보고 있는 콘텐츠가 자신의 감정을 조작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답했습니다(출처: Pew Research Center, 2023).

이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가 아니라, 자아 형성과 심리에 미치는 영향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좋아요’ 수에 따라 자존감이 좌우되고, ‘좋아요’가 적은 게시물은 스스로 삭제하며 존재 가치를 부정하게 됩니다.


결론: 통제의 시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좋아요’는 이제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닌,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기능합니다. 우리는 디지털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알고리즘의 논리에 의해 끊임없이 선택을 유도받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대응은 무엇일까요?

  • 비판적 소비자 되기: 콘텐츠를 ‘좋아요’하기 전, 그것이 유도하는 메시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기

  • 알고리즘 탈중심화 시도: 다양한 정보원을 확보하고, 추천 기반 콘텐츠에서 벗어나보기

  • 표현의 다양성 존중: ‘좋아요’ 수가 적더라도 가치 있는 콘텐츠에 지지를 보내기


마무리하며: 우리가 ‘좋아요’를 통제할 수 있을까?

우리는 무심코 누른 ‘좋아요’ 하나로 타인을 평가하고, 평가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 권력은 이제 물리적 억압이 아닌, 자발적 통제와 무형의 감시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그 통제의 실체를 인지하고, 그 안에서 자율적 주체로 설 수 있다면, ‘좋아요’는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좋아요’를 눌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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